728x90 스토리마당576 치매가 부러울 때 박재하 parkha1960@naver.com 요양원 봉사자의 일기 부끄러운 기억을 지울 수 있는 치매라는 질병이 부러워진다 나는 이제 요양원의 일을 막 시작한 요양원 봉사자이다. 오늘도 요양원에는 또 한 분의 치매 환자이신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셨다. 매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지 않게 치매를 비롯한 요양을 필요로 하는 노인 어르신분들이 입소하신다. 오늘의 하루도 다른 날과 별다름 없이 할머니를 모시고 아드님과 며느리분이 방문하였고, 원장 선생님과 함께 서류를 작성하며 이것저것 물어보고는 시설을 둘러보았다. 부모님께서 머물러야 하는 곳이니 찬찬히 둘러보며 여러 가지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고 당부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그런데 부부를 바라보면서 내가 느끼는 씁쓸한 마음은 왜일까? 아마도 시설을 둘러보는 부.. 2021. 8. 9. 돌담길 서가書架 송태한lastree@daum.net 돌담길 서가書架 빗금으로 쏟아지는 투명 햇살 까치발로 춤추는 아침 안개 속 하나둘 눈 뜨는 이야기 돌 틈 풀꽃에 발걸음 멈추고 돌계단 문턱에서 가슴 설렌다 담장 구석 지워진 낙서 한 줄에도 코가 싸하다 이끼 묻은 성대 길켠의 정자나무가 풀어놓는 어깨 들썩이는 소리 마당 감주 내음 흩어진 골목 윷놀이 쥐불놀이 구슬치기 말뚝박기 발길 닿는 곳마다 녹아내리는 순도 높은 시간 양달쪽에 웅크려 곱은 손 비비던 손에 잡힐 듯 몽실몽실한 몇 타래 기억 위 소금물처럼 가라앉은 문양 구불구불 담장 따라 점자로 박힌 악보와 춤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기억하고 지나는 바람만이 한 장 한 장 넘기며 손끝으로 쓰담쓰담 읽어가는 투박하고 질긴 숨결 키 작은 돌담길엔 어느.. 2021. 8. 6. 사랑 9 / 마음을 여는 편지 허주jus5858@naver.com 세상을 살다 보면 미운 사람도 많습니다. 사랑하고픈, 좋아하고픈, 친해보고픈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사랑하다 보면 괴로움이 따릅니다. 때로는 사랑해선 안 되는 사람이어서, 때로는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이어서 아픔도 따르고 괴로움도 따릅니다. 그렇다고 사랑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습니다. 괴로움, 슬픔, 아픔이 따른다고 사랑을 하지 않는다면 삶이란 것 자체도 괴로움의 연속이니 살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아파도 괴로워도 우리는 살아야 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그래서 좋아하고, 그래서 사랑하다 보면 때로는 실망하고, 때로는 배신의 아픔으로 미움을 갖게 됩니다. 배신의 아픔은 우리가 그에게 반대급부를 바라고 있었음을 반증합니다. 조건 .. 2021. 8. 3. 생의 뿌리 정경혜 jkh4195@hanmail.net 공존과 관조 공존 ( 생의 뿌리 ) 공존 ( 생의 뿌리 ) 지금 공존하며 살아가는 생명안에 우리 인간은 다음 세대의 뿌리이며 근원이기에 다음 세대가 살아갈 삶의 환경을 위한 관심과 작은 실천은 우리가 살 길이며 지구를 보호하는 일입니다. 생의 뿌리에서 다양한 색들의 점은 지구 생명체들의 타고난 본질,본성으로 상징하며, 점이 선이 되고 면이 되는 과정으로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며 함께 상생과 균형을 이루며 어우러져 있는 모습입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생의 뿌리,믿음,신념이 있다면 결코 시들지 않으며 우리의 지구를 아름답게 아프지않게 돌보고 지켜나가는 것이 진정한 공존이 아닐까요? 2021. 8. 2. 서해 바다에 세월을 묻다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표독하고 이기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의 주름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웃는 얼굴과 인자하게 살아온 사람의 주름은 자연스럽고 아름답다 썰물에 밀려 텅 비어버린 서쪽 바다는 길고 아득하게 갯벌이 펼쳐져 있다. 바다를 밀어내 버린 갯벌 위로 수많은 생명의 숨구멍이 뚫려 있다. 갯지렁이 스멀대는 구멍이 있고, 수 없는 구멍들 주변에는 게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잘 훈련된 병정 같다. 갯벌 위 게들의 움직임은 처연하고 자유롭다. 이방인의 발소리가 그들을 위협하기 전까지는 한가로이 갯벌 위를 유유자적하는 포식자로 군림한다. 무심코 걸음을 옮기던 발걸음 앞에 놀란 그들의 평화는 순식간에 저들만의 약속된 구멍으로 쏜살같이 사라진다. 서해의 강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갯벌 위의 철새.. 2021. 7. 29. 눈물 흘려도 돼 이치저널(each journal) each-j@naver.com 글 : 양광모 사진 : 박미애 비 좀 맞으면 어때 햇볕에 옷 말리면 되지 길가다 넘어지면 좀 어때 다시 일어나 걸어가면 되지 사랑했던 사람 떠나면 좀 어때 가슴 아프면 되지 살아가는 일이 슬프면 좀 어때 눈물 흘리면 되지 눈물 좀 흘리면 어때 어차피 울며 태어났잖아 기쁠 때는 좀 활짝 웃어 슬플 때는 좀 실컷 울어 누가 뭐라 하면 좀 어때 누가 뭐라 해도 내 인생이잖아 2021. 7. 28. 밥보다 야구가 좋다 송진호 sjhjks@naver.com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합니다 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유명한 야구해설가께서 쓰신 책 중에 “나는 밥보다 야구가 좋다”라는 책이 있는데 그 책이 나왔을 당시 그 책 제목에 크게 공감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언제부터 야구를 좋아했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면 선린상고 박노준, 김건우가 기억이 난다. 프로야구가 생기기 전 고교야구의 인기는 지금의 프로야구의 인기보다 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당시 선린상고 박노준의 인기는 유명연예인급이었다. 전국대회 결승전에서 홈 슬라이딩을 하다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는데 박노준을 주인공으로 한 라디오 드라마가 나오기도 했었다. 글을 통해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나는 다리가 불편하다. 그래서 다른.. 2021. 7. 28. 오늘 당신을 모른다고 당신을 기억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박재하 parkha1960@naver.com '점 찍었던 행복한 시간 속으로' 모든 질병이 다 그러하겠지만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치매의 경우는 더더욱 환자나 환자의 가족들을 당황하게 한다. 그러나 의사는 항상 질병이 발생하거나 몸에 이상이 생길 때는 전조 증상을 예고함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전조증상을 발견하지 못하고 마치 예고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어제 알았던 사람들과 사물들이 낯설게 여겨지면서(여기서 낯설다는 의미는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의미) 오늘 보이는 것들,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이는 심리상태가 치매 환자의 일상이다. 그날 이후 치매 환자는 다른 세상, 다른 세계에서의 일상의 삶을 살아간다. 그 삶과 그 시간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막막하고 답답해 어찌할 줄 몰라 의학의 힘과.. 2021. 7. 27. 짖는 소리 하네!! 김용식 voice_kim@daum.net 좀 더 정제되고 절제된 모습으로 아름답게 살았으면 한다. 짐승들의 소리는 짖는다, 운다고 표현된다. 이는 짐승들은 인간과 같이 즐겁고 슬프고 기쁜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사람이 말한다고 함은 동물들이 인간과 같이 희로애락을 표현하지 못함을 뜻한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어긋난 행동을 할 때 비하하는 표현으로 '짖는 소리 한다'고 표현한다.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말로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택받은 삶을 영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축복받은 언어로 우리는 문화를 발전시켜왔고 또 발전시켜갈 것이다. 정제된 언어야말로 사람의 인격을 대변하는 현실에 인간은 동물보다 더 큰 혜택을 받으며 살고 있다. 우리 언어생활에 좀 더 정제되고 절제.. 2021. 7. 22. 별꼴이야 이치저널(each journal) each-j@naver.com 시와 사진이 만나 글 : 조정제 사진 : 박미애 너무 오래 살았나봐요 그러니 이런 꼴 보고 살죠 아직 짧게 사셨나 봐요 그러니 그런 꼴에도 흔들리지요 이 꼴 저 꼴 다 보고 살았는데 더 나와 봐야 별꼴밖에 더 있겠어요 더 오래 사셔야 합니다 그 어떤 꼴을 봐도 별꼴이 반쪽이야 할 때까지요 2021. 7. 21. 이전 1 ··· 54 55 56 57 58 다음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