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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573

거미1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 ​ 거미1 ​ 송태한 ​ ​ 내 영혼의 그늘 가​ 무관심의 서랍 속 혹은 일상의 현관 뒤켠에 제 몸 감추고 산다 ​ 벼랑을 타고 끈끈한​ 극세사 실을 던져 방사형 터를 꾸린다 ​ 주소도 모르는​ 신경세포 외진 동굴 어디쯤 가구 한 점 거울마저 없이 좁은 쪽문에 걸쇠 걸고 ​ 꿀맛 같은 게으름과​ 갈증을 돌돌 말아 빨며 마음 구속에 알을 슬어 놓는다 ​ 먼지 덮인 눈썹 아래​ 혹- 쥐색 그물 뿌린다 ​ ​ ----- ​​ 송태한 ​ 시집- 『우레를 찾다(2019)』, 『퍼즐 맞추기(2013)』, 『2인시집(1983)』 등 한국문협 문인저작권옹호위원, 국제펜한국본부 이사 및 정보화위원, 연암문학예술상, 한국문학신문기성문학상, 시와표현 기획시선 당.. 2021. 9. 14.
민족의 아픔을 간직한 채 변신한 광명동굴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일제 치하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 문화 예술의 공간으로 창조 한여름의 더위를 피하는 방법 중 동굴 여행만 한 것도 없다. 광명시 소재 광명 굴 탐방에 나선다. 굴 입구부터 서늘한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일제강점기의 금속 광산의 번쩍이는 조명 아래 찬란하게 꾸며놓은 각종 조형물 뒤에는 휘청거리고 말라버린 아픈 민족의 힘없는 민초들의 아귀 같은 고통의 목소리가 들린다. 산 정상에서부터 저 깊은 바다와 맞닿은 깊은 곳까지 비루하게 말라버린 곡괭이 한 자루로 손마디에 피멍이 들도록 파고 또 판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피곤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두더지의 더듬이가 되어 광맥을 찾아 거미줄의 미로를 만들어 그 속에 자신을 가두고 삶도 송두리째 가두어 버렸다. 제.. 2021. 9. 7.
꼭 하나의 기억 박재하 parkha1960@naver.com 치매환자의 물망초 에피소드 1 71세의 김 할머니는 단칸방에 홀로 사시는 독거노인이다. 기초수급대상자이신 할머니는 젊었을 때 요리를 잘해서 치매 진단을 받은 후에도 간단한 요리를 직접 하신다. 차츰 치매가 진행되면서 된장국 맛을 내는 것을 잊어버려 어쩌다 방문하는 가족들이 맛을 보곤 "엄마 이젠 요리하지 마세요. 맛이 예전 같지 않아요"라고 조금은 퉁명스러운 말을 한다. 아마도 김 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있기는 해도 속에서는 자존심과 우울감이 있었을 것이다. 에피소드 2 70대 노부부 이야기이다. 할머니가 할아버지의 옷을 입히며 "병원에 곧 갈 것이니 벗으면 안 돼요"라고 주의를 드렸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잠시 설거지 하는 동안에 병원에 간다고 나가셔서.. 2021. 9. 6.
삶의 발자국은 다 간절하고 치열하다 - 통영행 ​ 차용국chaykjh@naver.com ​ ​ ​​ 삶의 발자국은 다 간절하고 치열하다​ 통영행 ​ ​ 동트기 전에 서울집에서 출발하여 경부고속도로를 달린다. 이렇게 서둘러 출발해야 주말 정체에 걸리지 않는다. 옥산휴게소에서 아메리카노 아이스를 마시며 졸음을 날려 보낸다. 구름이 잔뜩 낀 동녘은 여전히 해를 내놓지 않는다. 대전 외곽을 돌아 대진 고속도로로 들어선다. 산청 휴게소에서 잠시 굳은 어깨를 풀고 냅다 달려 통영에 도착했다.​ 우선 배를 채우고 보자.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네비로 찾았다. 네비가 도남동으로 안내한다. 식당 길가에 길게 늘어선 차량들이 성업 중임을 보여준다. 이미 점심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빈자리가 없다. 손님맞이에 바쁜 지인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빈자리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2021. 9. 2.
세계 거부가 되고 싶다면, 팔루스로 떠나라! 박미애 twindaol2@hanmail.net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의 그림자가 밀밭 위에 또 다른 그림을 그리는 곳 빛의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과 색을 연출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에서 쉬지 않고 꼬박 5시간 넘게, 500km 가까이 달려야 만날 수 있는 곳, 팔루스 대평원! 미국 오리건주 북동부와 아이다호주의 서북부, 그리고 워싱턴주의 북동부 지역에 위치하는 지역이다. 미국의 3개 주가 만나는 이 지역은 클리어워터(Clearwater)강과 팔루스(Palouse)강, 스네잌(Snake)강이 흐르는 비옥한 지대로 팔루스 언덕(Palouse Hills), 또는 팔루스 초원(Palouse Prairi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잔디’를 뜻하는 인디언 원주민 말에서 연유했다는 팔루스는 광활한 평원과 언덕, 구릉이.. 2021. 9. 1.
가장 행복을 느끼는 나이는? 임춘식 chsrim@hanmail.net 인생 60대는 해마다 늙고, 인생 70대는 달마다 늙고, 인생 80대는 날마다 늙고... 인생 60대는 해마다 늙고, 인생 70대는 달마다 늙고, 인생 80대는 날마다 늙고, 인생 예순쯤에는 해마다 주름 하나씩 늘면서 어딘가 노쇠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의미를 내포한 말이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20년에 83.3세에 도달했다. 그러나 우리 인생, 나이가 들면 달마다 신체기능에 이상이 오고 어딘가 치명적인 아픔이 꼭 온다. 섭생과 운동에 힘써서 90청춘을 구가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을 잃고 막연한 불안과 외로움 속에 하루하루 무의미한 세월을 허송하고 있는 사람도 우리 주위에 많다. 늙어서 서러운 인생, 옛적부터 여든 줄에는 건네는 인사도 "밤새 안녕하십니까?.. 2021. 8. 30.
비상 정경혜 jkh4195@hanmail.net 더 높이 더 멀리 더 높이 더 멀리 구름이 파도되어 밀려오는 수면위로 시간을 낚는 기다림의 너울 선한 불빛에 의지한 채 누구도 알지 못하는 애환이 그물에 엮이고 풀리며 쏟아내린다 넘어지고 일어서는 아파하고 다져지는 기뻐하고 나아가는 여정 더 멀리 더 높이 창공을 향해 비상하는 그들에게 묻는다 행여 지난 밤 과오가 있었다면 털어버리고 오늘의 축복으로 다시 일어서는 여명 삶의 날개에 꿈을 싣고 비상하리라. - 정경혜 "비상 " 중에서 - 2021. 8. 30.
'남의 가족 일이 아닐 수 있다' 박재하 parkha1960@naver.com 치매환자의 최상의 하우스는 가정이다. 모든 질병을 겪고 투병하는 환자의 최적인 환경 조건은 당연히 가정이라는 환경이다. 특히 치매환자에게 있어서 가정이라는 환경은 최적의 조건이다. 최적의 조건이 가정이기에 의사, 간호사, 요양사, 간병인보다는 가족의 구성원이 최고의, 최상의 치료자이고 돌봄 자이다. 이러한 인식의 전제하에서 치매환자를 돌보고 치료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 인식은 잠깐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나 가치관이 되어서는 안 되고 확고하고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가정에서 생활할 수 없고 가족이 돌볼 수 없어서 병원이나 요양원, 복지관 등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리고 치매환자에 대한 관리 시스템은 그 어느 곳이 되었던지 '가정'이라는 환경 li.. 2021. 8. 26.
사랑 10 / 사랑해서 좋은 사람 ​ 허주jus5858@naver.com ​ ​ ​ ​ ​ ​ 날마다 햇살처럼 내려와 내 가슴에 앉아 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 옷깃에 닿을 듯 말 듯 살며시 스쳐 다가와서​ 나의 살갗 깊숙이 머무는 내 입김 같은 사람이 있습니다. ​ 때문에 내가 언제부터인지 마음 한쪽을 깊게 도려내어 가장 크게 들여놓고 ​ 날마다 심장처럼 끌어안고 사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은 사랑해서 좋은 사람입니다. ​ 가슴에 무한정 담아두어도 세월이 흐를수록 진한 여운으로 다가오는 포도주 같은 사람입니다 ​ 마실수록 그 맛에 취하는 진한 그리움 같은 사람입니다. ​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 사람을 가슴에 넣습니다. ​ 사랑해서 좋은 사람을 한 번 더 내 안에 넣어 봅니다. ​ ​ ​ ​ 2021. 8. 20.
사람 세상 ​ 송태한lastree@daum.net ​ ​ ​ ​ ​ ​ 사람 세상 ​ 송태한 ​ ​ 내 잠시 사람 세상에 들렀다가​ 반세기가 넘도록 장기 입원한 듯 눌러앉아​ 내내 앓고 있다네 ​ 사춘기적 얼빠진 짝사랑에​ 변덕 같은 세상사 속앓이 곰삭은 인정의 감주에 홍조 띄며 밸리댄스 흔드는 억새물결에 넋을 잃고 야니와 한영애 고흐와 르네 마그리트에 홀딱 반했다가​ 또 아스라이 무지개나라 물방울* 닮은​ 시구詩句에 그만 눈도 귀도 멀어버려 ​​ 아, 돌아갈 길목 헤어졌던 연인 다녀왔노라 외투 벗고 인사할 식구마저​ 영 까맣게 잊어버린 듯 ​ *무지개나라 물방울 : 정현종 시인의 시 제목 ​ ​ ​ 2021.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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