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스토리마당574 낭만의 여수 - 그곳에 가고 싶다[1]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섬과 섬 사이 하늘에는 케이블카를 연결하여 사람도 하늘에 둥지를 틀어 나는 새가 되었다. 길게 이어진 철로를 미끄러지듯 달려가는 ktx 산천의 꼬리가 부드럽게 승강장을 빠져나간다. 여행의 시작은 아침 햇살처럼 투명하게 시간을 이어가고 열차의 승차감은 부드럽고 순하며 가볍다. 푸르른 하늘의 맑고 파란 창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겨울의 앞마당을 닮았다. 구름의 형상이 아침 마당에 비질을 한 듯 쓸어 모아 하늘 여기저기 쌓아 놓았고 때로는 정갈하고 깔끔한 순백의 화선지가 되어 다양한 문양의 그림이 바람을 타고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한다. 눈앞에 보이는 넓은 들판 사이에 올망졸망하게 자리를 잡은 산들은 낮게 들판에 엎드려 논과 밭을 가로지르며 길게 이어지다 서서히 산세.. 2022. 10. 3. 조선왕조 진산의 베일을 벗기다[1] - 옛 모습 그대로, 옹골찬 창의문 김무홍gimmh54@daum.net 방향타 없이 치달았던 한여름의 질주가 멈추고, 여름 끝자락을 붙들었던 가을장마마저 그치고 나니 하늘이 몹시 맑고 산뜻해졌다. 이제 코스모스 위로 고추잠자리가 날아다니고 귀뚜라미가 합창하는 계절의 전령사들은 가을을 노래한다. 서울 하늘 아래 묵직한 시간이 내려앉은 한양도성에도 정녕 가을 향기가 채워진다. 인왕산의 고도가 바닥을 치다가 북악산으로 도약하는 시작점에 한양도성 걷기의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백악 구간의 관문이 등장하는데, 다름 아닌 자하문紫霞門의 또 다른 이름인 창의문彰義門이다. 서울 한양도성의 북서쪽에 자리를 튼 창의문은 사소문四小門 중 하나로 1396년 한양도성의 다른 문과 함께 축조되었다. 규모는 자그마하지만 매우 옹골차고 굳건한 기.. 2022. 10. 3. 몽골, 그 치유의 땅에서 이영하airyhlee@hanmail.net 모든 것이 초록이다 한 폭의 사생화요, 살아있는 풍경화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한가롭고 여유가 넘친다. 대자연의 숨결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칭기즈 칸의 말발굽 소리 아직 들리는 것 같은 대평원에서, 별이 쏟아져 내리는 테를지 국립공원에서, 몽골 유목민의 전통가옥인 '게르' 천막에서 바람과 초원과 별의 나라- 공룡화석과 칭기즈 칸 제국의 150년 역사를 조용히 더듬어 본다. 몽골은 자연이다. 초원을 뒤로 하고, 우뚝우뚝 솟아있는 기암괴석의 조화가 참으로 절묘하다. 드러누운 할아버지, 거북이, 기도하는 사람--- 밀가루 반죽으로 빚어놓는 그 기이한 형상들이 우리 인간을 겸손하게 만들어준다. 몽골은 순박하다. 밤하늘.. 2022. 10. 3. 사랑 31 - 친구에게 허주jus5858@naver.com 오래전부터 마음이 고운 친구를 보면서 예쁜 사랑을 배웠습니다 오래전부터 친구가 들려주는 사랑의 언어로 예쁜 미소를 배웠습니다 행복은 언제나 사람이고 사랑이었습니다 행복은 줄 수도 있고 받을 수도 있는 소중한 선물입니다 서로를 위하는 눈빛과 서로를 위하는 언어로 사랑을 배웠습니다 언제나 따뜻한 마음 씀에 감사드리며 소중한 친구에게 행복을 열어드립니다. 2022. 10. 3. 가로등 박미애 기자 twindaol2@hanmail.net 글 : 이승해 사진 : 박미애 어둠이 내리면 회색도시에는 키큰 아버지들이 등을 밝히며 길에 선다 포장마차 앞 술 취한 이들의 설움을 지긋이 바라보며 자식 걱정에 어둠을 지우고 있다 어떤 이는 하소연에 발로 차거나 술에 취해 껴안고 울기도 하지만 담담히 아픔을 받아준다 묵묵히 밤을 밝혀주는 길잡이 자식 기다리는 마음 하나로 어둠의 끝에 늘 서 있다 2022. 10. 3. 한양도성 순성길에서 시ㆍ공을 드나들다(3) - 한국의 몽마르트르 언덕 낙산 예술의 길 김무홍 gimmh54@daum.net 각자성석은 공사 및 석수의 총괄자, 구간별 공사 관계자 및 석수로 세분 세계의 어는 곳의 성곽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문화 자산 석양이 붉게 물든 낙조에 즈음하여 가족과 연인들로 러시아워를 이룬다 한국의 몽마르트르 언덕 낙산 예술의 길 길바닥에 박힌 한양도성 로고가 새긴 동판과 한양도성 순성길 표지판이 반복해서 사라지며 길라잡이 해준다. 보물 지도를 찾아 따라가듯 멈추고 살피며 나아간다. 성곽을 축조하면서 함께 세웠다는 혜화문惠化門이다. 한양도성의 소문小問 중에서 동대문과 북대문 사이에 있는 혜화문은 속칭 ‘동소문東小門’이라고도 한다. 이 문을 나서면 수유리를 거쳐 의정부와 양주로 이어진다. 당시 북대문(숙정문)은 일반인의 통행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2022. 10. 3. 저도에서 바다를 배운다 이영하airyhlee@hanmail.net 여름 바다가 몹시도 보고 싶은 날 우리는 짐을 싸 들고 몸도 마음도 가볍게 가족보다도 더 진한 애정으로 모두가 하나가 되어 저도에다 힐링 캠프를 차렸다. 눈 앞에 펼쳐지는 맑고 시원한 바다를 보면서 일상의 복잡다단함을 다 내려놓고 세상과 절연하며 심신을 재충전하려는 열두 명의 대원들, 산속의 아침처럼 적막함과 고요로 충전된 푸른 침묵을 바라보면서 "힐링의 바다"를 배운다. 어둠 속에 밀려드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바다를 보면서 커다란 웃음으로 모든 위선과 유혹을 다 물리치고 있는 "용기의 바다"를 배운다. 짭짤한 갯내음이 코를 감아돌고 갈매기의 저공비행이 날고 싶다는 욕망을 부추기는데 술잔 기울이면서 주.. 2022. 10. 3. 준비 없이 죽으면 당황스럽잖아 임춘식 chsrim@hanmail.net 사람답게 늙고 행복하게 늙기 위해서는 먼저 노년의 품격을 지녀야 한다. 죽음은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이 아니라 맞이한다고 보는 것 '예습도 복습도 없는 단 한 번의 인생의 길'이라는 말이 문득 가슴을 친다. 가고 싶은 길도 있고, 가기 싫은 길도 있고, 가서는 안 되는 길도 있지만,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의 길’인 것을 이만큼 와서야 뼈저리게 느낀다. 사람답게 늙고, 사람답게 살고, 사람답게 죽는 것으로 마치는 것이 삶이다. 사람답게 늙고 행복하게 늙기 위해서는 먼저 노년의 품격을 지녀야 한다. 노년의 품격은 풍부한 경륜을 바탕으로 노숙함과 노련함을 갖추는 일이다.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뿐이라는 소극적인 생각을 버려야 한다... 2022. 10. 1. 바람이 그네를 밀다 2 박미애 기자 twindaol2@hanmail.net 글 : 박부경 사진 : 박미애 하늘은 금을 긋지 않습니다 금을 그으면 새들이 발에 걸려 넘어질 테니까요 유월의 바다는 금을 긋지 않습니다 금을 그으면 섬은 반쪽이 되고 등대도 절반의 불빛밖에 전하지 못할 테니까요 오늘도 마음에 금 하나 그었습니다 금을 그으면 날개도 하나 눈도 하나뿐인 비익조처럼 슬픈 사랑을 하게 될 줄 알면서도 우리는 사소한 오해에도 마음에 선을 그으며 지우며 살아갑니다 2022. 10. 1. 서해의 바다에 세월을 묻다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사람의 인생에도 희망과 절망의 세월의 풍파를 고스란히 간직한 주름이라는 훈장이 있다 썰물에 밀려 텅 비어버린 서쪽 바다는 길고 아득하게 갯벌이 펼쳐져 있다. 바다를 밀어내 버린 갯벌 위로 수많은 생명의 숨구멍이 뚫려있다. 갯지렁이 스멀대는 구멍이 있고 수 없는 구멍들 주변에는 게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 이 잘 훈련된 병정 같다. 갯벌 위에 게들의 움직임은 처연하고 자유롭다. 이방인의 발소리가 그들을 위협하기 전까지는 한가로이 갯벌 위를 유유자적하는 포식자로 군림한다. 무심코 걸음을 옮기던 발걸음 앞에 놀란 그들의 평화는 순식간에 저들만의 약속된 구멍으로 쏜살같이 사라진다. 서해의 강과 바다가 맞닿아 있는 벌 위의 철새들은 갯벌과 모래와 바닷물을 휘적셔 삼키고 걸.. 2022. 10. 1. 이전 1 ··· 37 38 39 40 41 42 43 ··· 58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