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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염홍철의 아침단상60

'가슴 뜨거움’을 나눠보자 최근 여러 해 동안 똑같은 현상이지만, 졸업과 취업을 앞둔 학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위로의 말이 대부분이었지요. 그래서 젊은이들과 가장 많이 공감하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습니다. ‘한국인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발표되었는데, 우리 국민은 OECD 국가 가운데 최 하위권에 머물렀습니다. 정확하게 설명하면 38개국 중 36위를 차지한 것입니다. 특히 저소득 층이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더 낮다는 것이지요. 중하위권에 머무른 한국인의 행복지수와 함께 10위권의 경제 대국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현상을 어느 교수님은 “우리 사회에는 성공과 기적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있고, 동.. 2024. 1. 16.
보수와 진보 우리나라에서 얘기하는 좌파-우파나 보수-진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과는 좀 다릅니다. 그것은 6·25 전쟁을 거치면서 이념적 흑백논리가 고착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좌파 또는 진보는 공산주의 신봉자, 우파 또는 보수는 자유민주주의 신봉자라는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우파 또는 보수 측에서는 여전히 좌파=친북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좌파 또는 진보 측에서는 우파는 독재 또는 미국적 자본주의의 전파자들로서 ‘인권’과 ‘양극화’에 책임을 져야 할 장본인이라고 낙인을 찍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국제적으로도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가 분명 존재하고 양자의 정책적 지향도 다르지만, 보수·진보, 좌파·우파라는 ‘기계적 구분’은 하고 있지 않지요. 오히려 국제적으로는 양 진영의 정책이 서로 수렴되고 있으므로.. 2024. 1. 9.
우리 집 빵 사 가세요. 아빠 엄마 웃게요 대전의 시인이라 더욱 친근감이 있는 이면우 시인의 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거기에 ‘집 걱정하는 아이’를 묘사한 글이 있습니다. 빵집에 앉아있는 아이가 “아저씨 아줌마 형 누나 님, 우리 집 빵 사 가세요. 아빠 엄마 웃게요.”라는 글을 유리창에 붙여놓았지요. 이 시를 읽으면서 제가 어렸을 때 집 걱정을 했는가 회고해 보았습니다. 모두 엇비슷한 처 지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상대적 개념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집 걱정을 하였지요. 정확하게 말 해 걱정이라기보다는 관심이었습니다. 이면우 시인의 시에 나오는 빵집 아이의 응원 덕에 그 부모는 천군만마보다 더한 용기와 힘 을 얻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귀갓길 버스 속에서 빵집을 바라보던 시인은 빵집 아이의 눈높이 로 세상을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시인은 ‘.. 2023. 12. 26.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이번에는 더 많이 실수하리라 SNS 기사보내기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이메일(으)로 기사보내기 다른 공유 찾기 기사스크랩하기 미국의 작가 나딘 스테어는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 이번에는 더 많이 실수하리라 / 느긋하고 유연하게 살리라 / 그리고 좀 더 철없이 굴리라 ··· /”는 시를 썼습니다. 이 시에 공감하시나요? 아니면 좀 극단적인 주장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상당히 공감합니다. 그동안 무엇을 이루려고 발버둥 쳤고, 약점을 잡히지 않으려고 여유 없이 살았고, 손해를 보지 않으려고 억척을 떨었습니다. 새해가 되면 배려하는 자세로,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베푸는 마음으로 주위를 대하겠다고 다짐했지만, 만족스럽게 실천하지는 못했습니다... 2023. 12. 19.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SNS 기사보내기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이메일(으)로 기사보내기 다른 공유 찾기 기사스크랩하기 인류 역사상 솔로몬 왕만큼 부귀영화를 누린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그에게 붙여진 이름도 다양하지요. ‘전설적인 지혜의 소유자’,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 ‘1,005편의 시를 쓴 대 저작가’ 등입니다. 또한 솔로몬은 3,000여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명판결’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후대에도 그는 지혜의 상징처럼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솔로몬은 왕위에 오르자 정적을 숙청하여 왕권을 강화하였고, 군사력의 확장을 통해서 영토를 유지하였으며, 활발한 대외무역으로 국가의 부강을 도모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대규모 토목 사.. 2023. 12. 12.
어둠 속에 꿈이 있다 인간에게 암이 가장 무서운 병이지요. 초기에는 통증도 없어 사전 대비가 어렵고 암의 원인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처럼 병은 고통을 느껴야 처방과 치유를 할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사 속에 어떤 고통의 의미가 내재해 있어야 합니다. 어려움이 없고 고통이 없다면 삶도 역사도 회복하거나 발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지도자들도 수난과 고통을 거쳐 인격과 리더십을 완성한 경우가 많습니다. 먼저 레이건 대통령은 젊은 시절 병원에서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맞았고, 결혼 생활에 실패해서 이혼했으며, 연기자로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습니다. 레이건은 이러한 시련을 소중한 경험이자 교육의 바탕으로 삼아 훌륭한 지도자의 자질을 성숙시켰습니다. 테오도로 루즈벨트 대통령도 순탄하지 못했습니다. .. 2023. 12. 5.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용서하지 못한다 이미 고인이 되신 어느 목사님이 사람은 “임종 때의 표정을 보면 그 사람의 삶을 짐작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성직자나 의사 또는 간호사 등 병원 관계자들은 직업상 임종을 지켜보는 경우가 많겠지요. ‘잘 죽는 것이 잘 사는 것보다 어렵다.’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이 어떻게 죽느냐는 것도 인생의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수명이 다해 고통 없이 떠나는 것은 복이라지만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다면 본인이 힘든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가족들을 힘들게 하지요. 특히 죽을 때의 표정은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장면이라는 점에서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세속의 욕심을 움켜쥐고 있느냐 아니면 내려놓느냐 또는 미워하던 사람이나 억울했던 일을 용서하거나 포기했느냐에 따라 평화롭게 잠드는 표정과 일그러진 얼굴로 눈.. 2023. 11. 28.
마담 보바리 19세기 중반 프랑스에서는 걸출한 작가들이 많이 탄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빅토르 위고, 이에 대비되는 발자크가 양대 산맥을 이룬 가운데 그 자리에 플로베르라는 작가가 파고들었지요. 플로베르는 앞의 두 사람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소설 이름을 들으면 금방 알 수 있는 사람이지요. 그가 쓴 소설은 입니다. 이 소설이 유명해진 것은 풍기 문란과 종교모독죄로 기소가 되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나중에 무죄판결이 되었지요. 마담 보바리에서 보바리는 늘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열망합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정하지 못하고 손에 잡히지 않는 환상에 사로잡혀 살다가 끝내 파국으로 치닫고 말지요. 플로베르는 밑바닥까지 떨어진 보바리를 놓아주지 않고 철저하게 몰락시키는 ‘냉혹.. 2023. 11. 21.
이응노 미술관 미켈란젤로가 이태리를, 피카소가 프랑스를, 셰익스피어가 영국을, 톨스토이가 러시아의 격을 높이고 정신문명을 풍요롭게 했다고 알려졌지요. 대전에서는 ‘이응노 미술관’이 그 역할을 한다면 지나친 과장일까요? 시민들을 만나 이응노 미술관에 관한 얘기를 하다 보면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고암 이응노 선생은 한국과 서양의 근현대 미술사의 중심에 있었던 분답게 프랑스에도 많은 제자와 고암 학파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 파리 근교에 있는 이응노 레지던스는 고암이 생전에 설립한 동양 미술학교와 더불어 유럽인에게 동양 미술과 고암의 미술 세계를 전수하고 있습니다. 2014년부터 매해 3명의 작가를 선발해 이응노 아틀리에에 파견하는 사업을 하고 있으며, 그들은 파리 시내의 갤러리에서 자신들의 작품 전시를 통.. 2023. 11. 14.
내리사랑과 치사랑 혈육이 아닌 사람으로서 부부만큼 오랫동안 사랑으로 결합한 관계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부부의 사랑도 단계별로 변화를 겪지요. 젊었을 때는 불꽃 같은 열정이 있고, 나이가 들면 열정의 자리가 꾸준한 친밀감과 함께 만들어 내는 일들로 메워집니다. 그러니까 불꽃 같은 열정이 약해진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깊고 은은하게 지펴지는 화로 속의 빨간 숯불이 대신해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친밀감이 노년에 와서는 헌신으로 변하지요. 언젠가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조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자기 동생을 먼저 떠나보내고 상가 구석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는 친구의 큰아버지는 “내가 암으로 고생할 때 자식이나 며느리는 다 필요 없더라. 내 아내만이 열과 성을 다해 나를 돌보더라.”라고 독백하시.. 2023.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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