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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573

배가 부르면 욕심이 생긴다 오래전 중국 출장을 갔을 때 손가정(孫家正) 당시 문화부 장관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문화부 장관만 10년을 한 사람답게 의미 있는 말을 했습니다. 그의 집무실에서 두 시간쯤 대화를 나눴는데, 지금도 저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는 한마디의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배고픈 사람은 한 가지 걱정만 있지만, 배고픔이 해결되어 배가 부른 사람은 여러 가지 걱정을 갖게 된다.”라는 말이었습니다.법정 스님은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은 내 안에 있다.”라고 말씀하셨지요. 가난해도 마음이 있으면 나눌 것이 있고, 부자라고 해도 마음이 없으면 혼자만 갖기에도 모자랍니다. 자연의 법칙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부족하고 모자란 듯한 상태가 최상일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일상에서.. 2024. 5. 7.
유교, 기독교 그리고 천주교, 원불교가 10분 거리에 함께하는 평화 마을, 전주! 향교는 고려와 조선시대에 성현에 대한 제사와 유학 교육을 담당한 국립 교육기관이다. 전주 향교는 전주 한옥마을 끝에 있지만 관광객들은 보통 한옥을 구경하거나 예쁜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전주향교 입구 만화루 나는 전주전통문화연수원장 하시는 김순석박사님과 차담하려고 자주 들리는데 이곳이 전주 향교 바로 옆에 있어서 향교에서 복(服)을 갖추어 예를 다해 제사 지내는 광경을 종종 보게 된다. 의식중인 전주향교  동양 3국은 물론 동남아 국가에서 유교를 빼고 어떻게 문화와 전통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연수원에서는 경전 외에도 다도(茶道)와 한시 그리고 예의에 관한 강좌들도 진행하고 있다. 말하자면 전라도 유교 문화의 산실이자 유림의 정신적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120년된 전주남문교회 전주향교에.. 2024. 5. 6.
덕분에 산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보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 살기 위해서는 발버둥을 쳐야 하고 옆에 있는 지푸라기도 잡아야 한다. 물에 둥둥 떠 있는 지푸라기가 무슨 버틸 힘이 있겠는가만, 손을 휘저으며 걸리는 것은 무엇이든 나의 생명을 이어줄 질긴 동아줄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온 힘을 다해 움켜잡으려 한다.무엇이든지 잡거나 딛고 일어서야 물속에서 빠져나와 숨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건장한 사람도 물에 빠진 사람이 붙잡고 잡아당기면 옴짝달싹 못 하게 된다. 이처럼 살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면 신(神)만이 알 수 있는 괴력(怪力)이 뿜어져 나온다. 여기에 젖먹던 힘까지 다 쏟아붓는다면 아마도 어마어마한 힘이 나올 것이다. 살아야겠다는 의지는 그만큼 힘이 세다.갓 태어난 어린아이는 손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 2024. 5. 2.
멈추지 말고 한 가지 목표에 매진하라 세계 발레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레리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러시아의 안나 파블로바라는 발레리나가 있었습니다. 그분이 한 말은 명언으로 여기저기 인용되는데, 행복에 대해서도 유명한 말을 남겼지요.“나는 성공이 행복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했죠. 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었어요. 행복은 나비와 같아, 어느 순간 나타나 아주 잠시 기쁨을 주다가 곧 다시 날아가 버리죠.”  이 말은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성공하거나 돈이 많은 사람이 행복할 것이라는 생각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 화석처럼 굳어진 듯하지만, 돈이나 명예가 실제 행복과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많은 학자가 논증하고 있지요.저는 평소에 히말라야산맥에 둘러싸인 부탄이라는 나라를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부탄은.. 2024. 4. 30.
여행고수가 찾는 익산 왕궁저수지와 전라도의 맛 초보 여행자는 돈 내고 입장하는 곳을 주로 간다. 중급 쯤 되면 돈 안내고 볼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닌다. 여행 고수는 주로 터(址)를 찾아다닌다. 그런 의미에서 익산은 고수에게 맞는 여행지다. 익산은 건물보다는 주로 터가 남아 있다. 익산 하면 생각나는 건 그 옛날 보석 산업이 흥했다는 것과 코미디언 이주일 선생을 유명하게 만든 이리역 폭발사고 그리고 백제의 흔적이다. 익산 왕궁저수지 왕궁저수지를 걷는다. 고즈녁한 분위기다. 짧은 무장애(無障碍) 길을 만들어 놓았다. 저수지 수문 50미터 위에 지어놓은 정자 함벽정(涵碧亭)이 있다. 글자대로 해석하면 호수의 푸르름을 받아들이는 정자다. 함벽정에 앉으면 왕궁저수지는 물론 주변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봄엔 벚꽃 등의 봄꽃 놀이를 할 수 있다. 벚꽃 만.. 2024. 4. 29.
그리움 17 - 어느 가을날에 귀밑머리가 희끗해져도가을에게 허허로운마음을 뺏기지 않고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지난날을 회상하는중년의 모습은얼마나 아름다울까요 가을 단풍처럼찬란한 빛으로 물든중년의 가슴에는가을이 익어가듯연륜만큼의 열정도익어갑니다 한때 독버섯같던그리움이 승화되어아련한 추억으로 쌓여가고뭇 가슴에 못 자국처럼 새겨졌던 그리움도이제는 밤하늘의 별처럼아롱져 맺혀갑니다 아직은 우리들의 삶이미완성된 수채화로남겨진다 해도어느 화가의 작품보다도아름다울 것이요탈고 못한 한 줄의시가 된다 해도어느 시인의 싯귀보다도영롱할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우리이기에또 오늘까지 살아온우리이기에사랑과 그리움의 잔상에조금 아파져도 가을 탓이라고 여기지 말고행여 생겨날허한 가슴시림과체한 듯뻐근한 가슴앓이도가을이 준 선물이라 생각하는 하루가되었으면 합니다.  키.. 2024. 4. 29.
말에 향기를 입히자 지란지교(芝蘭之交)는《명심보감(明心寶鑑)》교우(交友) 편에 나오는 문구다. 지초(芝草)와 난초의 향기롭고 고상한 사귐이라는 뜻이다. 원문을 더 살펴보면, '공자(孔子)는 "선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지초와 난초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향기를 맡지 못하니, 그 향기에 동화되기 때문이다(子曰 與善人居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선하지 못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절인 생선가게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악취를 맡지 못하니, 또한 그 냄새에 동화되기 때문이다(與不善人居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 붉은 주사를 가지고 있으면 붉어지고, 검은 옻을 가지고 있으면 검어지게 되니, 군자는 반드시 함께 있는 자를 삼가야 한다(丹之所藏者赤 漆之所藏者黑 是以 君子必愼其所與.. 2024. 4. 25.
경대 속 어머니 거울 앞에 서면, 시간이 멈추어경대 속에 어머님 얼굴이 떠오르네.  그 손길이 닿은 자리마다사랑의 흔적, 영원히 남아마음속 깊은 곳을 어루만지네. 빛바랜 거울 속, 어머니의 미소가아련히 내 마음속에 스며들고,그 따뜻함이 이곳에 깃들어모든 시간을 뛰어넘어 사랑을 전하네. 손때 묻은 그 거울은어머니의 세월과 추억을 간직한 채,매일 아침, 어머님을 떠올리게 하네. 그 속에서 어머니의 가르침과위로의 말씀이 살아 숨 쉬네. 이 거울 앞에서 나는 다시 어린아이,어머니의 사랑 속에서 영원히 살아가리. 어머니의 모습이 이 거울에 비친다면,그 사랑이 세상 모든 곳에 퍼져나가리라. 어머니, 이 경대 속에 당신을 보며당신의 사랑.. 2024. 4. 24.
‘성과’와 ‘가치’의 충돌 “You raise me up”이라는 팝송이 있지요. 이 노래가 한창 유행일 때 이 가사와 관련하여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도 ‘성과’와 ‘가치’의 충돌을 생각하면서 다시 이 팝송의 가사를 소환합니다. 이 노래의 마지막 구절에 “You raise me up, to more than I can be”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저는 그 노래를 듣다가 왜 작사자는 흔하게 쓰는 ‘I can do’라고 하지 않고 ‘I can be’라고 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I can do’는 행동과 성과를 나타내지만, I can be는 존재와 가치를 나타낸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이 노랫말에서는 무엇을 해내겠다는 것보다 나 자신의 존재가치를 더 확인하는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이중적 잣대를 .. 2024. 4. 23.
낭만과 추억의 전주 서학동 예술마을 전주 경기전에서 서학동 예술마을 까지는 보통 20분 정도면 걸을 수 있지만 경관과 옛 건물을 감상하면 최소한 2시간은 잡아야 한다. 먼저 ‘1938mansion’이다. 1938년 일본인에 의해 건립됐고 15가구가 들어섰던 전주 최초의 원룸 아파트다. 해방 직후엔 김구 선생의 한국독립당(한독당) 전북 도당 사무실로 사용되기도 했다. 바로 앞엔 1927년 지어진 일본풍 가옥이 있다. 조금 더 걸으면 1950년대부터 1980년대 까지 내의류를 제조 생산했던 공장을 개조한 교동미술관이 있다. 한지(韓紙)가 발달한 고장이라 한지 파는 가게며 족히 몇 십 년은 된 한약방들이 몇 개 있다. 재밌는 것은 당시 한약방은 아픈 몸만 고치는 약만 파는 게 아니고 아픈 마음도 고치는 사주나 궁합도 보고 이름도 지어주는 일종의.. 2024. 4.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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