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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마당/이도연의 시선 따라 떠나는 사계62

누구나 시인이 되고 우수에 찬 사슴 눈망울을 닮게 하는, 섬진강 ​ 이도연doyeonlee3@navet.com ​ ​ ​ ​ ​ 새벽의 찬 공기 속을 가르며 질주하는 차량의 불빛은 유성처럼 긴 여운의 꼬리를 물고 졸음에 겨운 시야를 스치다 사라진다.​ 계집아이의 수줍어 발그레한 볼연지 닮은 새봄이 꽃바람 나풀거리는 치마폭 바람이 따라 오기도 전에 성급한 마음에 다가오는 봄을 찾아 섬진강 물결 따라 달려간다. 진메 마을 당산나무는 강물 끝까지 닿아 있는 커다란 그림자로 나그네를 반기고 김용택 섬진강 시인의 마을은 고즈넉하고 평화로우며 시인의 음성은 낮고 소박했다. 섬진강의 봄은 상상으로 다가와 이미 아련하고 포근한 어머니의 가슴처럼 부드럽다. 진안고원 팔공산 자락의 옥녀봉 아래 데미샘의 깊고 맑은 샘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옥녀의 섬섬옥수 여린 처녀의 손끝처럼 흐르는 물결.. 2022. 6. 3.
그래 너도 꽃이고 말고ㆍ2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굴곡진 인생이 평탄한 삶보다 강하다. 숨바꼭질하듯 두리번거리면 보이지 않고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애들 돌 틈 사이, 길섶 사이에 작은 몸 움츠려 피어난 야생화를 들여다본다. 앙증맞고 깨알 같은 크기의 모습을 눈 크게 뜨고 들여다보면 분홍빛, 연두빛, 보랏빛, 이슬을 머금은 꽃 입술은 선명하게 피어난다. 꽃 입술에 그려 넣은 갖은 문양은 정교한 선으로 이어지고, 부드러운 빛깔로 그려내고, 둥그런 모양으로 오려내어 실핏줄 같이 연한 모습으로 이어질 듯 끝 어질듯 이어간다. 약한 듯 강한 자태로 꽃 입술 속에 꽃술이 갖출 것 다 갖추고 야무지게 도드라져 피어나니 그래 너도 꽃이지 꽃이고말고! 겨우내 얼어버린 땅에서 봄을 그리워하며 슬픔에 젖어 애처롭게 자그마한 너를.. 2022. 5. 16.
공존의 의미 ​ ​ 이도연doyeonlee3@navet.com ​ ​​ ​ ​ 초록의 봄이 춘삼월의 봄바람을 타고 밀려옵니다. 남도에서 불어오는 매화의 향기가 산허리를 감돌아 하루가 다르게 경쟁하듯 들녘에 꽃 소식을 전하며 계절의 변화와 봄들의 향연을 펼칩니다.​ 들판의 봄은 서로를 위안하며 겨울 속의 긴 잠에서 깨어난 서로의 존재를 의식하듯 생명력을 느끼며 대지 위에서 새로운 창조물로 깨어납니다. 수확이 끝나고 겨우내 버려져 있던 동토의 땅에 새로운 세상이 움트는 경이로움 앞에 눈물이 납니다. 가녀리고 어린 새싹이 눈 속에서 떨고 있다 질긴 생명력으로 생명의 존엄을 들어내는 엷은 노랑 복수초처럼 우리는 살아 있으매 감사하며 자신의 본분을 다하고 살아야 합니다. 들풀도 나무도 자연의 흐름에 따라 낙엽이 떨어지고 잎을.. 2022. 4. 1.
노을 속에 저무는 나무 이도연 doyeonlee3@naver.com 일상의 삶 속에도 명언은 얼마든지 있다 시간은 공간 속에 스미고 공간 속 시간은 해체되어 소멸하고 생성하길 반복하여 유한하며 무한한 시공을 흐른다 늙은 강의 하구는 중력에 끌려 물러서고 달려들어 거스르고 거역할 수 없는 운명처럼 흘러 넓고 도도한 은빛으로 눈부시다 어둠과 밝음은 서로를 교차하며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저마다 삶의 시간 속을 투명하고 명징한 모습으로 난파와 좌초를 반복하며 하루를 걷는다 일상의 하루가 생의 한 가운데로 나아갈 때 흐르는 것인지 떠밀려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운명이 교차하며 일으키는 파열음 속에 방향을 상실한 존재의 감각은 마모되고 무디어 힘없이 허물어져 내린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는 혼돈 자아 속으로 산개되고 전개되며 태고의 시간을 .. 2022. 2. 7.
목적지로 향하는 과정자체가 삶의 목적지이자 목표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목적지에 도착하면 또 다른 목적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 인생 여정 인생의 가치를 느끼는 방법으로 경험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한다. 경험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두 사람이 함께 숲길을 걸어간다. 숲길을 한참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한 사람은 지쳐 있었고 한 사람은 기쁨으로 충만해 있다. 힘들어 지쳐 있는 사람의 여정은 오로지 목적지에 도착하는 데에만 열중해서 오르고 내리는 언덕이나 숲으로 뒤덮인 정글 때문에 더딘 발걸음은 더욱 피로를 느끼게 했고 강을 건너는 일은 두려운 고난의 여정이었다. 그러나 기쁨으로 충만한 사람의 여정은 길을 걷는 동안 만나는 모든 것으로부터 감동을 하고 자연의 현상들을 즐기고 감사한 마음으로 걸어온 것.. 2021. 12. 28.
짧은 동화 - 슬픔이의 기적 ​ 이도연doyeonlee3@navet.com ​ ​ 어느 외딴 섬에 슬픔이라는 요정이 홀로 살고 있었습니다. 슬픔은 무지개를 먹고 사는 요정이었어요.​ 슬픔이는 한참 슬퍼하다가 배가 고프면 무지개 폭포로 갔어요. 섬에 하나밖에 없는 폭포에 오색 무지개가 뜨곤 하였지요. 슬픔이는 무지개를 조금씩 떼어먹었어요. 슬픔이가 배가 고플 때마다 무지개는 조금씩 줄어들었지만, 다음 날이면 새로운 무지개가 뜨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붉은 악마의 장난으로 무지개가 뜨지 않았어요. 슬픔이는 더욱 슬픔에 잠겨버렸고 섬은 악마의 마법으로 인해 나쁜 병균이 우글거리는 섬이 되고 말았습니다. ​ ​ 꽃들은 시들었고 곤충 친구인 나리와 벌이 남매도 더는 슬픔이 에게 놀러 오지 않았으며 예쁜 목소리를 가진 새 친구인 별이.. 2021. 12. 8.
"경주" 천 년의 숨결을 찾아서 - 안압지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뛰어난 토목기술을 접목한 건축미와 예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안압지 여기가 경주구나 천년의 숨결로 호흡하며 조상의 빛나는 얼이 깃든 경주는 고즈넉하고 정갈하다. 보문호수 주변으로 잘 정돈된 도로와 호텔의 시설물들이 가지런히 정비 되어있고 옛 신라인의 정토에서 느낄 수 있는 향기가 난다. 오랜만에 와보는 경주는 언제나 수학여행 같은 느낌이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와서 교과서에 사진으로 나와 있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실제로 만나보는 시간은 참으로 경이로웠다. 동남향으로 천 리를 달려온 경주와의 여행은 과거의 추억으로 시작되었다. 회사를 퇴직하고 다시 찾은 전 회사의 혜택을 받아 다시는 못 올 것 같은 호텔 건물을 바라보니 감개가 새삼 무량하다. 재직 시절 가장 행복한.. 2021. 11. 3.
수인선 끝에서 “수원화성” - 정조의 숨결을 만나다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정조대왕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것 같은 감동 계절은 이제 굳이 백로나 추분의 절기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서 반소매가 서늘하고 시원한 아침 가을바람이 제법 차게 느껴진다. 수인선 열차의 긴 행렬 끝에서 코스모스가 가는 허리를 한들거리며 여행을 떠나자고 유혹 하고 달리는 기차의 끝에서는 향기로운 가을바람이 잔뜩 실려와 승차장에 흩어놓고 달아난다. 여행객의 마음은 들뜨는 마음에 뭉게구름 두둥실 저마다의 작품을 만들기에 한창인 파란 물빛 하늘이 눈부시게 빛나는 가을을 향해 어디론가 달려간다. 수인선 열차는 지난 1920년 9월 12일 인천에서 수원을 잇는 52.8km 구간이 완전한 개통을 했다. 이로써 인천에서 수원을 가려면 구로에서 환승해.. 2021. 10. 15.
민족의 아픔을 간직한 채 변신한 광명동굴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일제 치하 수탈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 문화 예술의 공간으로 창조 한여름의 더위를 피하는 방법 중 동굴 여행만 한 것도 없다. 광명시 소재 광명 굴 탐방에 나선다. 굴 입구부터 서늘한 냉기가 뿜어져 나온다. 일제강점기의 금속 광산의 번쩍이는 조명 아래 찬란하게 꾸며놓은 각종 조형물 뒤에는 휘청거리고 말라버린 아픈 민족의 힘없는 민초들의 아귀 같은 고통의 목소리가 들린다. 산 정상에서부터 저 깊은 바다와 맞닿은 깊은 곳까지 비루하게 말라버린 곡괭이 한 자루로 손마디에 피멍이 들도록 파고 또 판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피곤함을 느낄 겨를도 없이 두더지의 더듬이가 되어 광맥을 찾아 거미줄의 미로를 만들어 그 속에 자신을 가두고 삶도 송두리째 가두어 버렸다. 제.. 2021. 9. 7.
그리움이 얼마나 사무치면 바위가 되었을까? 이도연 doyeonlee3@navet.com 깊은 침묵으로 서 있는 나도 동해의 풍경이 되었다 동화 속 예쁜 집에서 늦은 점심을 한다. 소꿉장난할 것 같은 정원과 접시꽃이 하늘 향해 방긋하게 몸을 흔들며 바람을 타고 노닐며 꽃들은 저마다의 향기로 정원 가득 피어 있다. 대나무 통 밥에 산나물은 향기롭고 구수한 된장찌개는 별미 중의 별미였으며 산행 후 시원한 탁배기 한 사발은 금상첨화였다. 달고 맛나며 정갈한 음식은 산객의 허기에 행복을 가득 주어 포만감의 망중한을 즐기다 다시 길을 나서 인근에 있는 추암해변을 찾았다. 철길이 동해 바닷가를 길게 지나가며 철길 건너가 바로 추암해변이며 바다가 해변은 은빛 모래로 반짝이며 눈이 부시다. 백사장을 뛰노는 아이의 천진함이 즐겁고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는 젊은 엄마.. 202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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